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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오브 더 시(2015) 영화 리뷰 <영화로 만나는 고전 명작>

dreamobservatory 2026. 1. 18. 22:24

하트-오브-더-씨-포스터
하트 오브 더 씨 포스터

 《하트 오브 더 시》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광활한 태평양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이 생존담은 거대한 고래와 맞선 사내들의 투쟁을 그리지만, 영화는 끝에 인간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파도와 바람, 끝없는 수평선 위에서 인물들은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된다.

개봉: 2015
감독: 론 하워드
장르: 모험, 드라마, 액션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벤저민 워커, 킬리언 머피, 톰 홀랜드
평점: 메타크리틱 47점 / 로튼토마토 신선도 42%

바다 위에 남겨진 이름들

 이야기는 19세기 초 미국 낸터킷에서 시작된다. 포경업으로 번영하던 이 섬은 바다와 운명을 함께해온 사람들의 터전이다. 젊고 혈기왕성한 오웬 체이스는 실력과 야망을 모두 갖춘 항해사다. 그는 첫 항해에서 인정받고자 하지만, 선장 자리는 경험 많은 조지 폴라드에게 돌아간다. 출항 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이는 이후의 항해 내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에식스호는 고래기름을 찾아 태평양 깊숙이 향한다. 처음에는 평범한 항해처럼 보이지만, 점차 바다는 호의적인 공간이 아니라 시험의 장으로 변한다. 폭풍우와 긴 항해로 인한 피로, 식량 부족이 선원들의 정신을 갉아먹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돌아갈 수 없다.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찾아온다. 거대한 흰 고래와의 조우는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고래 사냥꾼이지만 이제는 고래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충돌은 순식간에 일어나고, 에식스호는 무력하게 부서진다. 바다 위에 남겨진 것은 조각난 배와, 작은 보트에 의지한 인간들뿐이다.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선원들은 극한의 선택을 마주한다. 갈증과 굶주림은 이성을 흐리게 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는 조금씩 금이 간다. 체이스와 폴라드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이끌려 하지만, 바다는 그 어떤 리더십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잔혹해진다.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결정들은 인간의 존엄을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마침내 일부는 살아 돌아오지만, 바다는 모든 것을 돌려주지 않는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살아돌아온 이들에게도 평생 지울 수 없는 흉터를 가슴속에 남겼다. 오웬은 수십년의 시간이 지나 노인이 된 후에도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자연 앞에 선 인간의 얼굴

 체이스는 야망과 책임 사이에서 흔들린다. 체이스는 오랜 경험을 쌓았고 능력으로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올라왔다. 그는 유능하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다.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체이스는 버거운 책임조차 감당해야 하는 리더의 무게를 보여준다. 

 반대로 폴라드는 전통과 혈통이 만든 선장이다. 그러나 경험 부족은 위기의 순간에 그대로 드러난다. 경험많고 현명한 체이스와 본인의 능력보다는 권위를 내세우는 폴라드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영화는 두 인물을 대비시키며, 권위와 능력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트 오브 더 씨 스틸컷

 고래는 이 영화에서 단순히 괴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 그 자체이자,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자연의 분노처럼 보인다. 인간이 바다를 정복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바다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난파 이후의 침묵과 고요는 특히 인상적이다. 음악이 줄어들고, 파도 소리와 숨소리만 남는 순간들에서 관객은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느끼게 된다. 극적인 전환이나 음악 없이 절망적인 상황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파도가 지나간 뒤에 남는 것

 《하트 오브 더 시》는 화려한 영웅담보다는 살아남은 이들의 삶의 상처와 무게를 보여준다. 바다라는 배경을 통해 삶을 일구고자 하는 야망넘치는 젊은이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평생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인간을 향한 자연의 복수와 이를 맞닥뜨린 인간이 모습을 처절하고 비극적이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