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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영화 정보, 리뷰 | 티모시 샬라메가 보여주는 애틋한 첫 사랑

by dreamobservatory 2025. 9. 6.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포스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은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감독의 연출작으로, 안드레 애시먼(André Acima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각본은 제임스 아이보리(James Ivory)가 맡았으며,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했다. 티모시 샬라메(Timothée Chalamet)와 아미 해머(Armie Hammer)가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첫사랑의 이야기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섬세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진실된 연기가 어우러져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극찬을 받았으며, 죽기 전 꼭 봐야할 영화 1001선에 올랐다.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17살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는 음악과 책을 좋아하는 지적이고 감수성 풍부한 청년이다. 그는 매년 여름, 고고학 교수인 아버지와 번역가 어머니와 함께 이탈리아 별장에서 휴가를 보낸다. 그해 여름, 아버지의 조교로 미국 대학원생 올리버(아미 해머)가 찾아온다.

처음 엘리오는 올리버의 자유분방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햇살이 가득한 길거리, 피아노 소리, 강가에서의 수영, 밤하늘 아래에서의 대화. 그 모든 순간이 서서히 사랑으로 변해간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스틸컷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올리버는 여름이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엘리오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감정을 숨길 수 없다. 두 사람은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나눈다. 여름이 끝나고 올리버가 떠난 후, 엘리오는 깊은 상실감 속에 빠진다. 영화의 마지막,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불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엘리오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지금 너의 그 슬픔 그 괴로움을 모두 간직하렴, 네가 느꼈던 기쁨과 함께

이 영화는 영상만으로도 감각을 자극한다. 푸른 하늘, 익어가는 과일, 따뜻한 햇살, 고즈넉한 시골길. 모든 장면이 마치 회화 작품처럼 아름답다. 나는 영화를 보며 여름 특유의 공기와 냄새까지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 마다 가던 시골 할아버지 댁이 떠올랐다. 엘리오처럼 감성 넘치는 이탈리아 마을은 아니었지만 매미 소리, 빨갛게 익어가는 과일들, 그 모습과 소리가 생생히 떠올랐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진다. 그러나 그 과정이 주는 울림은 크다. 첫사랑은 늘 그렇다. 어설프고 서툴렀던 짧은 기억이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 내 마음 한켠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첫사랑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티모시 샬라메는 엘리오의 섬세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의 눈빛과 몸짓은 첫사랑의 두려움과 설렘을 그대로 담았다. 아미 해머는 자유롭고 매력적인 올리버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티모시 샬라메가 불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대사가 없이도 모든 것을 전달했다.

우린 빨리 치유되려고 자신을 너무 많이 망쳐

사랑의 대상이 무엇이었든, 감정의 본질은 동일하다. 서툴고 불완전하지만, 가장 강렬한 순간. 그 순간을 영화는 생생하고 또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첫사랑은 대게 상실과 아픔으로 끝난다. 그러나 단순히 실패한 사랑의 기억이 아닌 가슴시리게 애틋한, 다시 돌아가고픈 추억이 된다. 우리는 "사랑은 오래 지속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순간의 진심이 영원한 흔적을 남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짧지만 강렬한 사랑, 그것이야말로 청춘을 빛나게 하고 살아갈 힘을 준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첫사랑의 감정을 가장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시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랑은 영원하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닌, 그 순간의 진심이 평생을 행복하게 채워준다는 것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