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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2016) 정보 | 줄거리 | 평점 | 리뷰 <꿈과 사랑의 갈림길>

by dreamobservatory 2025. 9. 17.

라라랜드 포스터

  • 제목: 라라랜드 (La La Land)
  • 개봉: 2016년
  • 감독: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
  • 출연: 라이언 고슬링(세바스찬), 엠마 스톤(미아)
  • 장르: 뮤지컬, 드라마, 로맨스
  • 평점: 94/100(메타크리틱) 91%(로튼토마토)

 〈라라랜드〉는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의 화려한 색감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이다. 꿈을 좇는 두 청춘이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영화는 음악과 춤을 매개로 낭만과 현실의 경계에 선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며, 꿈과 사랑이 어떻게 교차하고 어긋나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있어. 자신이 잊은걸 상기시켜 주니까.

 로스앤젤레스의 끝없는 교통 체증 속, 배우 지망생 미아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우연히 마주친다. 미아는 매번 오디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세바스찬은 재즈 클럽을 열겠다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그를 값싼 바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하게 만든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불쾌했지만, 이후 몇 차례의 우연한 마주침 끝에 서로에게 끌리며 사랑을 시작한다.

 둘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가 아니라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동반자적 의미를 가진다. 미아가 무대에서 거듭 좌절할 때 세바스찬은 그녀를 북돋우고, 세바스찬이 현실적인 타협을 고민할 때 미아는 그의 재즈에 대한 열정을 되새기게 만든다. 미아는 결국 자신이 직접 쓴 1인극 공연을 올리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세바스찬은 생계를 위해 대중적인 밴드에 합류하지만 그 속에서 예술적 갈등을 겪는다.

라라랜드 스틸컷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은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세바스찬의 투어 일정과 미아의 오디션 준비는 서로의 관계를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미아는 파리에 머무르게 되고, 세바스찬은 로스앤젤레스에 남아 자신의 재즈 클럽을 연다.

 몇 년 후, 성공한 배우가 된 미아는 남편과 함께 우연히 세바스찬의 클럽을 찾는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만약 함께 했더라면 가능했을 또 다른 삶의 장면들이 스크린 속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음악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말없이 미소를 주고받는다. 사랑은 끝났지만, 서로가 서로의 꿈을 밀어준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다. 이 결말은 사랑과 꿈이 같은 길을 걸을 수 없을 때도 있다는 씁쓸한 진실을 보여준다.

꿈과 사랑을 모두 잡을 수 있을까

 〈라라랜드〉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꿈과 현실, 사랑과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화려한 색감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시작하지만, 결말은 현실적인 아쉬움으로 귀결된다. 혹자는 이를 아쉬운 결말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결말이 영화의 여운을 오래 가게 하기도 한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에게 ‘연인’이자 ‘거울’ 같은 존재다. 미아가 배우로서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세바스찬의 격려는 그녀를 오디션장으로 다시 이끌었다. 반대로 세바스찬이 재즈의 순수함을 지키려는 고집 때문에 흔들릴 때, 미아의 존재는 그가 잊어가던 열정을 다시 깨우게 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자 동시에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돌아보게 만드는 촉매제였다.

 미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 1인극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진정한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실패를 통해 진짜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고, 그것이 훗날 오디션에서 그녀를 빛나게 했다. 세바스찬 역시 타협의 순간 속에서 결국 자신만의 클럽을 열며 본래의 꿈에 다가간다. 이 과정은 꿈을 좇는 길이 결코 직선적이지 않음을 상징한다.

라라랜드 스틸컷

 ‘City of Stars’, ‘Another Day of Sun’, ‘Epilogue’ 등 영화의 주요 넘버들은 단순히 장식을 넘어 인물들의 내면을 드러내는 서사의 일부다. 특히 마지막 몽타주 시퀀스에서 음악과 영상은 두 사람의 ‘만약’을 그리며 현실과 꿈 사이의 간극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관객에게도 자기 삶의 선택을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사랑과 꿈이 반드시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두 사람은 끝내 함께하지 못했지만, 서로의 존재 덕분에 꿈에 다가갈 수 있었다. 즉, 사랑은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현실적인 결말이 오히려 영화의 낭만을 더 깊이 새기게 만든다.

 〈라라랜드〉의 감동은 ‘꿈을 좇다 보면 반드시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꿈을 좇는 과정 속에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가 영원히 삶에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뮤지컬의 경쾌함을 담으면서도, 관객의 가슴에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라라랜드〉는 사랑과 꿈, 두 가지 가치가 어떻게 서로를 비추고 또 갈라지는지를 보여주는 특별한 영화다. 화려한 색채와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우리는 미아와 세바스찬의 눈부신 순간과 이별을 함께 겪는다. 그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청춘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구나 자신의 길을 걷다 보면 사랑과 꿈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을 맞는다. 이 영화는 그 선택이 반드시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의 기억이 삶을 빛나게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