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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2015) 영화 정보 | 평점 | 결말 | 리뷰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by dreamobservatory 2025. 11. 1.

영화-인턴-한국판-포스터
인턴 포스터

개봉: 2015

감독: 낸시 마이어스

장르: 코미디 드라마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앤 헤서웨이

평점: 메타크리틱 51점 / 로튼토마토 신선도 72%

 《인턴》은 은퇴 후 빈자리를 느끼던 한 시니어가 다시 일자리로 뛰어들며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단순한 세대 차이 극복 서사에 머물지 않고, 서로에게 기대고 배우는 관계가 얼마나 사람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준다. 경험과 젊음이 충돌하는 대신 섞이고, 회사라는 공간이 다시 가족적 온기를 띠는 순간들에서 이 영화는 눈부시게 빛난다.

다시 일어선다는 것, 그리고 나이를 넘어 함께 걸어가는 법

 은퇴 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벤 휘태커는 어느 날 우연히 노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소개받는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서류와 영상 인터뷰까지 직접 준비하며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결국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된다. 젊은 직원들 속에서 처음엔 낯설고 어색한 위치지만, 벤은 조급하게 다가서지 않는다.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필요한 순간에 도와주며, 자신의 리듬 속에 회사의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존재가 사무실 곳곳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책상을 정돈하고, 무거운 상자를 대신 들어주고, 택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동료에게 조용히 손을 내민다. 작고 사소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받았으면 하는 배려들. 그는 누군가 앞길을 비추는 조명처럼, 불쑥 불어오는 산들바람처럼, 자연스레 조직의 균형을 바로잡는다.

영화-인턴-스틸컷
인턴 스틸컷

 한편 회사의 젊은 대표 줄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고 있다. 경영 압박, 외부 투자자의 시선, 완벽하려는 욕심, 그리고 가정에서의 흔들리는 순간들까지. 겉으로는 강인하고 건강한 리더지만, 내면엔 고독과 두려움이 소용돌이친다. 벤은 그런 줄스를 존중하되, 절대 앞서가지 않는다. 듣고, 함께 걷고, 조언할 때는 단호하고, 필요한 순간엔 묵묵히 곁을 지킨다. 이 과정에서 줄스는 자신이 모든 걸 혼자 해낼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함께 한다는 의미와, 그 따뜻한 에너지

 초반에는 세대의 간극이 배경에 깔린다.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벤과, 감정 표현에 서툰 젊은 직원들. 그러나 영화는 갈등보다 ‘서로를 배우는 여정’에 초점을 둔다. 벤의 경험은 젊은 팀에 안정감을 준다. 팀의 유연함과 스피드는 벤에게 새로운 활력을 준다. 그들은 나이를 기준으로 서열을 정하지 않는다. 시대의 속도와 삶의 온도가 서로 만나 균형을 잡는다.

 줄스가 가정 문제로 흔들릴 때, 벤의 시선은 가장 따뜻하게 빛난다. 그는 일과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줄스에게 말없이 의지가 되어준다. “좋은 리더는 가족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진심 어린 격려로 줄스는 다시 균형을 되찾아간다. 기업의 성장 그래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 서로를 붙들어 주는 힘임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영화의 정점에서 줄스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 벤은 묵묵히 응원하고, 결과를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세대가 서로를 구원하는 방식이 결코 요란하지 않다는 사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이고, 가르침보다 공감이 앞선다. 이 영화가 남긴 가장 큰 여운은 바로 그 ‘조용한 온기’다.

영화-인턴-스틸컷
인턴 스틸컷

 《인턴》은 인생 후반부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 간 다리는 기술이나 속도가 아닌, 존중과 공감으로 놓인다. 줄스는 벤을 통해 리더와 엄마,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다시 단단해진다. 벤은 새로운 도전에 자신이 여전히 의미 있는 존재임을 확인한다. 그저 회사를 살리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삶을, 관계를, 그리고 서로를 회복시키는 여정이 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하게 데워진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또는 언젠가 나를 지탱해줄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믿음이 바로,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조용하지만 힘 있는 메시지. 나이가 쌓인다는 건, 멀어지는 게 아니라 더 넓어지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넓어진 마음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기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