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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영화 정보 | 평점 | 줄거리 | 리뷰

by dreamobservatory 2025. 10. 5.

캐치 미 이프 유 캔 포스터

  • 개봉연도: 2002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장르: 범죄 / 전기 / 드라마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크리스토퍼 월켄, 마틴 쉰
  • 평점: 메타크리틱 78점, 로튼토마토 신선도 96%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어린 나이에 탁월한 두뇌와 치밀한 계산으로 위조 수표와 신분사칭을 반복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사기꾼 프랭크 아바그네일 Jr.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그의 대담한 속임수 뒤에는 가족과의 관계,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팽팽한 대립이 자아내는 긴장과 감정이 숨겨져 있다. 천재성이 빛나지만 동시에 비극적 운명을 향해 달려가는 한 남자의 굴곡진 여정을, 스필버그 특유의 스타일과 유머 감각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즐거움과 씁쓸함이 뒤섞인 걸작이다.

천재는 타락으로, 범죄는 재능으로

 프랭크 W. 아바그네일 Jr.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부모의 이혼과 집안 경제적 어려움을 목격하며 성장한다. 십대의 나이에 집을 떠난 그는 점차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위조 수표를 집요하게 연구하고 발행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액의 위조 수표였지만, 곧 그는 더욱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스스로를 파일럿으로 사칭해 항공사 승무원 제복을 입고 여행을 다니며 무료 항공권을 얻는가 하면, 의사나 변호사, 교사 등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해 사람들을 속여 나간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스틸컷

 프랭크의 위조 및 신분사칭 범죄는 놀랄 만큼 정교하고 매끄러워 FBI의 추적을 받게 된다. 요원 칼 한라티 (톰 행크스)는 프랭크를 붙잡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다. 칼은 철저히 원칙을 지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사하지만, 프랭크는 늘 한 걸음 앞서 나간다. 그들의 추격은 끝없고도 치열하다. 프랭크는 프랑스로 도피하지만, 결국 유럽 각국 경찰의 연계 수사로 잡힐 위기에 처한다. 감옥 생활 중에도 그는 자신의 지능을 활용해 교도소 내 업무를 돕는 등 살아남는 법을 모색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감정적인 반전이 자리한다. 프랭크는 한라티와 기이한 공조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미국으로 송환된 뒤 감형 제안을 받는다. 그의 위조 기술은 FBI 수사에 도움이 되리라는 조건 하에, 정부 자료 분석과 위조 검사 업무에 투입된다. 영화는 프랭크가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현실의 사기꾼’이 아닌 ‘사기의 철학자’로 전환하는 듯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때로는 거짓말 하고 사는게 편해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라기보다, 천재성과 도전의 그림자를 비춘 심리극으로 읽히는 편이 더 흥미롭다. 프랭크 아바그네일 Jr.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의 속임수, 그리고 그를 끝까지 쫓는 FBI 요원 한라티의 단단한 직업 윤리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기능한다. 나는 특히 프랭크의 두뇌가 범죄에 쓰인 아이러니와, 정의를 대표한 한라티의 인간적 고뇌 사이의 긴장을 관찰하고 싶었다.

 먼저, 프랭크라는 인물은 천재와 광기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위조 수표의 정교함, 상대를 속이는 감각, 그리고 순간적으로 민첩하게 반응하는 판단력은 보통 사람이 따라잡기 어렵다. 예를 들어, 그는 항공사 제복만으로 여러 방송국을 속이기도 하고, 은행 직원을 능숙하게 농락한다. 이러한 대담함은 관객으로 하여금 “도대체 이 남자는 어디까지 속일 것인가?”라는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이 범죄의 도구가 되었다는 점이 이 이야기의 핵심적 비극이다. 프랭크가 가진 뛰어난 분석력과 통찰은 본래라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재능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춘의 상처와 현실의 압박이 그를 범죄로 내몰았고, 그래서 우리는 그의 성공에 감탄하면서도 어쩐지 씁쓸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반면, 한라티 요원은 법과 윤리를 대변하는 축으로서 강하게 대비된다. 그는 분명 엄격하고 원칙적이며, 조직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그 역시 인간적 면모를 갖춘 인물이다. 프랭크를 향한 쫓는 감정 속에는 일종의 존중과 측은함이 묻어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쫓고 쫓기는 구도가 아니라, 어느 순간 동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 후반에 프랭크가 한라티에게 이메일을 남기거나, 프랭크가 FBI 업무에 활용되는 장면에서 그 균열과 연결이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영화는 실제 인물의 삶과 허구 사이의 간극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실제 프랭크 아바그네일 Jr.는 다양한 논란을 낳기도 했고, 영화에서 묘사된 대부분의 사건이 과장되거나 재구성되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 (예: 특정 위조 사건이나 감옥 탈출 묘사는 실제보다 드라마틱하게 연출됨.) 하지만 이런 허구성은 이야기의 몰입을 끌어올리는 장치가 된다. 다만 우리는 이 영화가 사실과 상상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로서 더 많은 울림을 주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남기는 질문 하나: “천재성은 본질적으로 선한가 악한가?” 프랭크의 삶은 그 이중성 위에서 끝없이 흔들린다. 그는 속임수로 부와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겼고 결국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은 인정과 구원이었다는 여지가 남는다. 한라티와의 연결은 바로 그 인간적 갈망을 보여주는 창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스틸컷


 이 영화는 단순히 속이고 쫓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프랭크의 천재성이 범죄로 전환된 안타까움과, 한라티 요원의 집념과 연민이 서로를 비추는 서사가 교차하면서,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실화라는 뿌리에 허구가 섞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영화적 재미와 감정의 긴장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만약 당신이 지능과 감성, 추격과 인간 드라마가 어우러진 영화를 찾는다면, 이 작품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꼭 한 번 감상해 보시길 권한다.